[프롤로그] 1. 흔들리는 세계, 그리고 무너진 교회 1755년 11월 1일 만성절 아침, 포르투갈 리스본에 세 차례의 지진파가 도시를 강타했습니다, 경건하게 미사를 드리던 대성당의 지붕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고, 이어 밀어닥친 쓰나미와 대화재는 도시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참극은 단순히 한 도시의 파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시 유럽인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신학적 세계관 전체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하나님을 가장 열렬히 예배하던 거룩한 절기에, 어떻게 성전 안에서 미사를 드리던 성도들에게 이런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가?" 리스본의 대지진은 중세 교회가 구축해 놓은 단단한 신학적 권위에 가한 치명적인 균열이었으며, 사상사적으로는 신 중심의 중세가 종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