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린

말씀 앞에서..

강가딘777 2022. 1. 30. 16:04
교회에서 자주 듣는 단어가 '말씀' 이다. 이 단어는 희안하게 기독교 신앙에서 거의 만병통치약 같은 쓰임새로 사용되고 있다. 오늘 어떤 교회의 인터넷 설교를 들었는데, '말씀 앞에서 부흥을 경험하라' 는 심상치 않은 제목답게 열정적인 어조의 설교였다.

관용어처럼 사용하는 '말씀'은 분명히 하나님의 말씀, 주님의 말씀 그리고 성경의 말씀을 뜻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교회의 모든 설교를 포함하기도 한다. 또는 기독교 교리를 말한다거나 영적 은사자가 깨닫는 것을 전하는 것까지도 말씀이라고 뭉텅거려도 교인들은 별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듯하다.

이제 차분히 생각해보자. 우리는 말씀에 대해 늘상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누구의 말씀인지, 그 말씀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먼저, 말씀은 무엇보다 성경의 말씀임을 염두해두자. 오늘날 수많은 말들의 홍수속에서 범위를 좁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금방 길을 잃고 주저앉고 말 것이다. 그 성경의 말씀을 하신 분이 누구인지,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그 말씀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역사적 상황 속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말씀이란게 지금 우리가 늘상 접하는 뭔가 신비롭지만 두루뭉실하고, 뭔가 능력이 있는 듯 구체적이지 않는, 매번 귀로 듣지만 손엔 잡히지 않는, 앞에 보여서 가보면 더 멀리 보이는 신기루 같은, 그저 관용어로서의 말씀을 대하게 될 것이다.

작금 교회의 문제는 여러가지겠지만, 이 말씀에 대한 불분명한 태도도 그 중 하나일거라 생각한다. 성경에 대한 진지한 접근법이 사람에 따라 보수적일 수도 있고 진보적일 수도 있지만, 진실된 믿음에 대해 고민하며 성경을 새롭게 보고자 한다면 이 책들은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1.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고든 피/더글라스 스튜어트, 성서유니온선교회, 2016)
2. 성경과 하나님의 권위 (톰 라이트, 새물결플러스, 2011)
3. 성육신의 관점에서 본 성경 영감설 (피터 엔즈, 기독교문서선교회, 2006)

ps.
회심 (짐 월리스, IVP, 2008)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톰 라이트, IVP,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