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이며, 하나님의 계시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모든 믿는 자의 당연한 본분일 것이다. 그런데 성경을 대하는 방법에 있어서 첨예하게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
먼저는 그동안 성경을 역사적 배경이나 기록된 시대 문화, 전체 문맥을 따라 그 내용을 상고하기보다는, 성경문자에 대한 신비적이며 초월적인 이해에 의한 문자적 해석에 의존하다보니 성경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완전히 곡해하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반대편에서는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을 성경 비평(역사비평, 문학비평)이라는 자의적 도구로 성경을 난도질하는 것이 인간이성을 우선시했던 자유주의자들의 나쁜 행태가 아니냐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권위있는 말씀이며 시대를 초월한 진리가 들어있기에 인간적인 그 어떤 접근도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성경을 임의로 더하거나 빼서는 안된다는 성경구절이 있듯이 함부로 성경을 다뤄서는 안되며, 인간의 학문적인 방법이나 도구로 성경에 접근하는 자체가 불경하고 신앙에 해로운 행위임을 걱정하는 것이다. 진리인 성경을 마음대로 헤집고 분해하는 것은 성경의 권위를 업신여기는 것이고, 결국 교회를 무너뜨리는 악한 행위이므로 결코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성경은 하나님께서 특정한 시대, 특정 사람들(원 독자), 구체적 상황에서 주신 말씀이므로 당시의 역사, 문화, 언어를 통해 정확한 본문 이해를 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어떤 구절이나 단어를 신성시하고 그 자체로 현재의 적용점을 구하는 것은 성경을 왜곡시키는 지름길이 된다고 항변한다.
두 관점은 이단에 대한 이해도 다르다. 주변의 많은 이단들은 성경을 이용하지만 그 내용을 왜곡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교리로 삼는다. 이것이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나쁜 결과물이라는 주장과, 반대로 성경에 대한 바른 접근과 이해를 주지 못한 기성교회의 어두운 면이 드러난 결과라는 주장이다.
이 첨예하고 양립불가한 두 가지 관점에 대해 신자는 한가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을 받는다.
하나님의 진리는 영원하다. 그리고 그 진리 위에 서있는 사람들은 계속 달라진다. 어제는 그들이었지만 오늘은 나이고 내일은 새로운 사람들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신 하나님은 여전히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말씀하실 것이다. 그 역사의 시간속에서, 그때 사람들의 문화와 언어로 말이다.
"신구약 성경은 시간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진리를 전한다. 그래서 사실상 해석이 불필요하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것은 헬라철학이지 성경하고는 무관하다.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경이 가르치는 진리를 해석하고 현실화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앤서니 티슬턴, 성경해석학 개론)
깊은 주해에서 바른 해석이 나온다. 비록 진리를 말한다 해도 동어반복은 듣는 사람을 질리게 한다. 얼마 안가 사람들은 진리라고 말하는 것에 더이상 반응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껏 우리 교회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일정한 형식에만 성실한, 외식하는 자들을 자연스럽게 생산해 낼 것이다. 안타깝고 안타깝지만 교회는 아무 일 없이 여전히 그 길을 간다. 주님을 사랑하는 진리의 길이라 착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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