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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앎> 로완 윌리암스

강가딘777 2023. 10. 12. 12:41

그리스도교는 삶과 현실의 모든 의미는 과거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확언했으며, 이로써 (대다수그리스도인은 미처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무시간적인 진리 'timeless truth 로 가는 길을 차단했다.

그리스도교 사상에서는 인간에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경험을 초월 세계로의 도피, 역사와 육체로부터의 탈출로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심지어 그리스도교 작가들이 그러한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언어를 사용할 때조차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서, 역사의 중요성을, 따라서 인간의 변화와 성장을 긍정할 것을 요구했다.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 그의 성장과 갈등과 죽음의 이야기가 '의미'의 핵심이라면, 기이하며 양가적인 모든 인간의 이야기를 하느님의 구원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순수한 실재 및 이와 '타협'이 이루어지는 활동, 혹은 영역의 구분은 사라지며 영적 삶 spiritual life 은 훨씬 더 복잡하고 광범위하며 다루기 힘든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영성' spirituality 은 특별한 사적 경험을 해석하는 학문을 넘어서는 활동이다.

영성은 인간 경험의 모든 영역, 즉 공적인 영역과 사회적 영역,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것뿐만 아니라 인간정신, 인간관계, 윤리적인 세계와 그 병든 차원 역시 다루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리스도교에서 제시하는 삶의 목적은 '깨달음'이 아니라 '온전함'이다. 즉 복잡하고 뒤죽박죽인 자신의 경험들을 하느님께서 창조 활동을 펼치시는 무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로완 윌리엄스, <상처 입은 앎>, 16쪽-17쪽


~~ 이 땅에서 자신의 모든 삶, 그리고 소망으로서 천국의 삶의 양가성
~~ 현실에서 다가오시는 하나님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