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사랑 (요13:1~13) 2024.3.24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는,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나서 아버지께로 가야 할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
(요13:1, 새번역)
주이며 선생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겨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남의 발을 씻겨 주어야 한다.
(요13:14~15, 새번역)
이제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써 너희가 내 제자인 줄을 알게 될 것이다."
(요13:34-35, 새번역)
예수님은 제자들과의 마지막 밤을 보내십니다.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은 곧 제자들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사랑하셨고 여전히 사랑하시고 끝까지 사랑하실거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어쩌면 그동안 보여주었던 제자들의 어리석음과 부족함, 얄팍한 믿음과 세속의 욕망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긍정하시기로 작정하셨다는 선언이 아니셨을까요?
그리고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한사림씩 몸소 씻겨주셨습니다.
제자들의 어리석음과 부족함으로 인한 작고 견고하지 않은 믿음이 씻기어지기를 바라셨을 것임니다.
제자들의 세상생각에서 비롯된 일신의 욕망과 정치적 야심이 씻기어지기를 바라셨을 것입니다.
제자들의 삶속에서의 죄와 허물이 씻기어지기를 바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불안정하고 미성숙한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들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어떤 행동에도 포기치 않으시려는 마음을 먹으셨습니다. (...가롯 유다는 제외되었다)
제자들의 어리석음과 부족함과 단단하지 않은 믿음에도 끝까지 사랑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제자들의 세상 가치관에서 나오는 잘못된 판단과 행동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사랑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제자들의 삶에서의 거듭된 죄와 허물에도 끝까지 사랑하기를 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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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에서 경솔함의 대명사는 사울왕이었습니다. 신약에서는 베드로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보여집니다. 급하고 다혈질적인 성격의 베드로는 뇌와 혀의 거리가 상당히 짧은거 아닌가하는 경솔한 설화 사건들과 많이 연루가 됩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발을 씻길 차레가 되자, 자기 발을 절대 씻기지 못하신다고 주님의 손길을 거부하였습니다. 주님이 그러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하시자 베드로는 바로 태도가 돌변하여 발 뿐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 씻겨달라고 하였습니다. (요13:6~10)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 베드로의 이 놀라운 신앙고백을 기초로 주님은 교회를 세우겠다고 선포하십니다. (마16:16~20)
그 직후 예수님은 처음으로 죽음과 부활을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절대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고 주님께 항변하고 몰아붙였습니다. 이때.베드로는 신자로서 가장 큰 책망이 될 법한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마16:21~28)
예수님께 최고의 칭찬과 최악의 책망을 같은 시간대에 연이어 들었던 사람은 베드로가 유일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두번째, 세번째로 말씀하셨다.(마17장, 마20장) 그때 제자들의 반응은 복음서마다 다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몹시 슬퍼하기도 했고(마17:23), 무슨 말씀인지 깨닫지 못했지만 예수님께 묻기를 두려워하였습니다.(막9장:32) 제자들이 이 말씀을 조금도 깨닫지 못한 것은 그들에게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알지 못하였습니다.(눅18:34)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거듭 들었지만,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질 일일지, 어떻게 이루어질지 제대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줄곧 예수가 정치적 종교적 메시아로서 당시의 거대 제국을 파하고 이스라엘을 강력한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 것이라는 오래된 소망 아래 모였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룰 나라에서 누가 가장 크냐는 말다툼을 하였습니다.(마18:1, 막9:34, 눅9:46, 눅22:24)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는데 우리에게 어떤 보상을 주겠냐고 예수님께 물었습니다.(마19장, 막10장)
결정적인 장면은 요한과 야고보의 어머니가 예수님을 만나 자신의 아들들을 그 나라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청한 것입니다.(마20장) 더욱 가관인 것은 열 제자가 이것을 알고 자기들을 무시한 두 형제에게 분개하였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위한 섬기기 위한 희생제물로 죽음의 길을 따라가고 있는데 제자들은 완전히 다른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밤에 너희는 모두 나를 버릴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26장, 막14장, 눅22장, 요16장) 경솔한 베드로가 또 나섰습니다. "비록 모든 사람이 다 주님을 버릴지라도, 나는 절대로 버리지 않겠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오늘 밤에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을지라도, 절대로 주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다고 했고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이 체포되자 제자들은 모두 예수를 버리고 달아났다.(마26:56)
"당신도 저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닌 사람이네요."
베드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부인하였습니다.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 사람은 나사렛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입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맹세하고 다시 부인하였습니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당신은 틀림없이 그들과 한패요. 당신의 말씨를 보니, 당신이 누군지 분명히 드러나오."
베드로는 저주하며 맹세하여 말하였습니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그러자 곧 닭이 울었습니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바깥으로 나가서 몹시 울었습니다. (마26장, 막14장, 눅22장, 요18장)
부활하신 예수님이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셔서 그들이 믿음이 없고 마음이 무딘 것을 꾸짖으셨습니다. 그들이 자기가 살아난 것을 본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막16:14)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
너희도 서로 남의 발을 씻겨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