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사람은 인정하되, 나는 바르게 서 있는다.'

강가딘777 2011. 4. 25. 18:48

 

'사람은 인정하되, 나는 바르게 서 있는다.'

 

참 '멋진' 말입니다.

또 제가 잠깐 전해 들은 바로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주장을 해도 나는 진리를 따른다.'라고도 말씀하셨다고 하던데요.

이 말씀은 세상에서 믿음없는 사람들과 살아갈 때 귀하게 적용할 수 있겠네요.^^

 

믿지 않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따르겠다는 것이죠.

믿음 밖의 사람들이 본의든 아니든 믿음 안에 있는 사람들을 실족시키는 많은 유혹과 그 수단을 제공하는 게 사실이지요.

우리는 그럴 때 항상 성경의 진리를 기준삼아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세상이 우리를 넘어트리려 해도 우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들에게 앙심을 품거나 미워하지 말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사랑으로 대해야합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진리안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말입니다. 

(또 일상생활에서 어떤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개성을 인정하면서 나쁜 점은 배우지 말자는 의미가 될 수 있겠네요.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내가 인정하는 그 사람의 모습으로 인해 그와의 관계는 더 이상 깊어지지 않고 굉장히 피상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교회안에서 이 말씀을 적용하신다고 말씀하시진 않았겠죠?

제가 좀 말씀에 민감해서^^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요,

교회안에서 성도들과의 관계에다가 이 말씀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첫째는, 그 사람(성도)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 성도의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입장과 태도를 알고 대한다는 것이지요.

언제나 성도들이 교회의 모든 일에 지지와 찬성을 표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만약 그 성도가 교회 일의 어떤 부분에서 반대의사를 표하거나 어떤 뜻에 동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할 때

'아, 이 성도는 나를 반대하는구나.조심하자'하며 그 성도를 설득하거나 납득시키려는 아무런 노력없이 그 사람을 떠나간다고 합시다. 여기서의 그 사람을 인정한다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그 성도를 멀리하는 것이 됩니다.

즉,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이지요. 이런 양상이 사실이 된다면 상당히 냉정하고 무서운 말이지요.^^

 

만약 그 성도가 불순종의 죄를 범하고 있는 거라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염소같은 양을 다루고 있는 것이라면,

그 성도의 반대와 비협조와 불순종에 가슴아파하고 그 성도를 품고 기도하며 여러가지를 살펴보면서 그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러니 목회자들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그래서 항상 하나님께 의지하면서 양들을 향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 비협조적인 성도에게는 무심하게 대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편리를 추구하는 것이 됩니다.

왜냐면 그렇게 그 성도에 대한 생각을 안해야 내 마음이 편하니까요.--

이것은 말로는 그 사람을 '인정'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는, '바르게 서있는다, 진리를 따른다'는 표현입니다.

이것은 자기와 뜻이 다른 성도들은 비진리에 서 있고 바르지 않다는 것을 은근히 돌려서 표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되겠죠.

심하게 말하면, '나는 다 옳은데, 그런 나를 반대하는 너는 다 틀리다'입니다.

만약 성도가 그른 길을 가고 있고 비진리에 서있다면,

당연히 교회의 영적지도자는 그 사람을 위한 어떤 직간접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선한 목자의 당연한 행동일 것입니다.

그러나 기질과 성향이 상이한데서 오는 생각과 의견의 (진리의 문제가 아닌) 충돌이라면,

바르게 서있느니, 진리를 따른다는 말은 같은 하나님의 자녀에게는 필요없는 말이 되겠지요.

 

그럴 분은 아닌 걸 알지만,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목사님이시더라도 혹시나 이런 말씀속에 자기합리화나 자기정당화가 숨겨져 있다면, 언제나 반대합니다. 

어지러운 영적상황에 처한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사람의 추종자가 아닌 그 사람을 돕는 자로 서는 것입니다.

교회의 하나됨을 깨지 않으면서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것, 이 길은 어렵고 힘들며 하나님의 지혜와 분별력이 필요한 길 입니다.

오해 받고 이상한 사람취급당하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인기와 인정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쉽고 덜 괴로운 일이 되겠죠.^^ 

 

 

하나님의 충만한 사랑을 힘입은 자라면, 그 성도를 진심과 진실함으로 대하고자 맘먹은 자라면,

언제나 변함없는 하나님의 진리에 서서 모든 것으로 그 성도를 돕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인정하는 것과 진리에 서는 것은 반대어가 아닙니다.

본인이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 있다면, 싫든 좋든 바르든 그르든 그 사람을 인정하면서도 그 사람을 진리로 이끌려 애쓸 것입니다.

이런 노력을 포기한다는 의미를 담은 체, '사람은 인정하되, 나는 바르게 서 있는다.'는 말을 한다면,

그것은 사랑의 관계속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차가움과 냉정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 됩니다. --

말 안듣는 염소같은 양도 그 목자가 이끌고 갈 양무리중의 하나로 대해야지,

사랑을 가지고 그 사람을 인내하며 참고 진리로 변화되고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그럴싸하게 포장된 '방임'과 '방치'를 은근한 '정죄'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람은 인정하되, 나는 바르게 서 있는다.' 

이 말을 부정적으로 생각안할려 해도 자꾸 이런 뉘앙스가 풍깁니다.

"생긴데로 놀게 내버려둬라",

"골치아프게 신경쓰지 말라. 때 되면 변하겠지",

"네 갈길 가라. 나는 내 갈길 가겠다"

 

똑같은 말을 부모가 자식에게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어떤 느낌입니까?

굉장히 냉정하고 무책임하고 무신경하고 사랑없는 부모처럼 보입니다.

'사람을 인정한다'는 말 다음에 다른 추가적이고 보충적인 설명이 없다면, 아예 처음부터 '사람을 존중한다'로 표현하면 안될까요?

'사람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이 기준이 된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지금의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고 그 사람의 지금 모습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 사람의 주장과 행동이 그렇다는데 어쩌겠느냐? 그것을 인정한다. 그런데 여기서 끝입니다.

이것이 항상 아쉽습니다.

 

 

형제님, 제가 감히 목사님 설교에 흠집을 내고 어떤 빌미를 잡고자 이글을 쓴 게 아닙니다.

이처럼 말의 의미라는 게 어떤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또 다루는 사람에 따라 아주 다른 해석을 가져오며 그 결과는 아주 의미심장하다는 것과, 또 어떤 견해를 제시할 때는 자기주장뿐 아니라 반대편의 입장이나 다른 방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살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또 이것을 소흘히 하면 정당한 말과 행동에도 항상 오해와 다툼을 일으키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부족한 견해지만 형제님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럼.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