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목사님.
항상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시는 일에 많은 도움을 못 드리고 항상 여러모로 빚만 지고 사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요즘 교회의 어려운 일 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실 분은 목사님이실텐데
위로는 못해 드릴망정 항상 괴롭게 하는 말만 드리니 정말 죄송합니다.
요즘은 눈에 띄는 성경구절을 항상 마음에 품고 기도함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하라' (빌2:13~14)
무엇이 목사님을 위하는 일인지, 무엇이 성도들을 위한 일인지,
무엇이 정말 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뜻인지 분별해달라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런 거창한 생각이전에, 제 입을 제어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것들을 다룰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닌데,
그동안 여러가지 어지러운 말들을 너무나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목사님의 새벽말씀에 당황스럽고 힘이 쫙 빠져 참 힘들었습니다.
간간히 그러하듯이, 목사님의 말씀중 잘 정리된 표현은 듣는 사람의 감정을 서늘하게 하십니다.
목사님의 말씀속에 이성적으로 논증하는 부분들이 지극히 감정적으로 들린다는 것 아십니까?
저의 얕은 생각이나 개인적인 감정이 원인이 되어 목사님을 힘들게 할까봐 항상 두렵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보는 저는,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사실 제 앞가림하기에도 벅찬 유약한 사람입니다.
또 한가지는 어느 쪽이든 아무 이해 관계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지만,
그러나 목사님에게 여러모로 빚을 진 사람이며, 목사님이 잘 되기만을 바라는 사람입니다.
오늘의 말씀 중에서 감정으로 말하고 감정적으로 기억된 말을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목회자에 대한 성품을 성도들이 함부로 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신것으로 기억합니다.
목사님의 말씀은 절대적으로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는 목회자의 성품과 인격은 목회자의 진면목이며 진정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로 말하고 광고하지 않아도 사역과 그 삶 속에 은은하게 드러나는 것이 그 성품이고 인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러 성도들이 목회자의 성품에 대해 좋지 않는 이야기들을 한다면,
당사자인 목회자는 너무나 힘들 것이고 그것을 듣는 자들도 너무 아플 것입니다.
악한 영이 훼방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어떤 단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에 대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금기사항일까요?
그 분의 사역을 무너지게 하는 심각한 잘못일까요?
많은 성도들이 개인적인 성향에 대해 교회내 사역과 관련지어 심각하게 말하고 있는 것은 무례하고 악한 일이라 하며
그저 쉬쉬하고 덮어두고 없었던 일로 하며 그냥 가고자 하는 것은 과연 선한 일일까요?
그것이 진정한 살아있는 관계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생명을 얻게하고 더 풍성히 얻게하는 선한 목자로서의 사역에
여전히 큰 걸림돌로 작동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곪은 상처를 덮어둔다고 문제가 해결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아프고 괴롭고 더러워지더라도 오히려 드러내고 터트리는 것이 선한 방법으로 여겼습니다.
성령께서 선한 방법으로 이끌어 주시라고 기도했습니다. 지금도 기도합니다.
왜 그렇게 까지 해야 하냐고요?
목사님이니까요.
우리는 우리가 속한 교회공동체와 절대 분리될 수 없는 한 몸의 지체들이며
목사님은 저희들의 목사님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의 대리인이기 때문입니다.
아무 관련없는 목회자라면 이렇게 탈진할 정도로 힘을 낭비하진 않을 것입니다.
걱정하며 근심어린 눈으로 심란한 마음을 가지고 마냥 바라보지도 않을 것입니다.
아침에 마음을 추스리고 기도하는 중에 마음에 확신과 평안을 주시네요.
이런 생각을 주셨습니다.
'변화되어야 한다.'
모두 다 변화를 갖어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하셨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롬12:2)
목사님은 다른 목사님에 비해 너무나 많은 장점을 지니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좋은 은사를 가진 목사님을 귀히 쓰시는 것을 보며 우리는 기쁘고 즐겁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겉으로의 인자하고 온화하며 사랑많으신 이미지와는 안 어울리게
언제가부터 잘못한(악을 행하는) 아들을 냉정하게 혼내기만 하는 엄한 아버지의 태도를 보이십니다.
선악을 구분하여 가차없이 판결하는 재판관처럼 서 계시는 듯한 모습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언제나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순간 하시는 말씀에는 예수님의 보혈로 인한 용서의 메시지가 빠져있음을 보게 됩니다.
만약, 서로 진정으로 용서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우리교회에서 일어난, 목사님을 아프게 한 문제는 절대 풀리지 않을 것입이다.
앞으로 다른 모양으로 나타나는 불협화음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목사님, 저는 무조건적으로 다 용서하자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심판은 하나님께 맡기고 큰 죄악이 아니라면 목사님의 넓은 인격으로 모든 것을 대해주시기를 원합니다.
어떤 의견이 상이한 사안에 대한 동조를 원하는 서로의 목소리를 가지고 편협한 편가르기를 만들지 않도록 주의시키면서
은혜롭게 처리해주시기를 원한다는 말입니다.
믿는 자에게 '선'이란 그들이 행한 나쁜 짓을 세세히 따져서 심판하고 징계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복음을 통해 배운 진정한 '선'은 그들이 죄에서 돌이키고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목사님.
어떤 분이 교회를 떠나시며 하시는 말이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좋은 설교는 TV에서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습니다.'
그 말은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피값으로 사서 맡기신 양들을 귀하게 여겨주십시오.
목사님, 또 부탁드리는 것은,
염소같은 양이라 할지라도, 가라지 같은 알곡일지라도
먼저 손내밀어 주십시오.
솔직히 목사님이 얼마나 아프고 힘드신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상처입은 마음을 움켜쥐고 대적자를 축복하는 목사님이라면
하나님께서 능히 그 상처를 낫게 하시며 공의를 행하시며 주님의 능력을 덧입히실 것을 참으로 믿습니다.
목사님.
바둑의 대국자보다 옆에 있는 훈수꾼이 수를 더 잘 보고,
경기를 하는 운동선수보다 관람하는 관객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훈수꾼같고 구경꾼같은 제가 외람된 말을 한마디 더 한다면,
정말 목사님께서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있는, 성령충만한 목사님이 되시기를 매일매일 기도합니다.
교회의 질서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나 목회자의 권위가 전통에서 따라오는 권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부어주시는 권위,
성도들이 자발적인 사랑과 헌신으로 부여하는 권위를 가지신 진정한 목사님이 되시기를 원합니다.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엡2:13~14)
예수그리스도를 의지하여 중간에 막힌 담을 허무는 목사님이 되시기를 바라옵고,
저의 이런 모든 말과 행동이 오직 목사님을 돕는 선의이기를 기도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도록 다만 저를 조용케 하시기를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2010.4.28. 목사님을 존경하는 000 올림.